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이상하게 기분이 찝찝하고, 온몸의 기운이 쫙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지 않나요? 그 사람과 대화하는 동안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혼자 남게 되면 왠지 모를 자책감이나 우울감에 휩싸이게 되는 그런 관계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불편한 관계를 애써 외면하곤 합니다. 오랜 친구라서, 직장 동료라서, 혹은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참고 넘어가는 것이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처럼, 굳이 갈등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요.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정신 건강에 있어 가장 위험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애써 유지하고 있는 그 관계가, 사실은 당신의 소중한 감정 에너지를 조용히 훔쳐 가는 에너지 뱀파이어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뱀파이어들은 교묘합니다. 그들은 대놓고 당신을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습니다. 대신, 칭찬하는 척하며 당신을 깎아내리거나, 걱정해 주는 척하며 당신의 불안감을 증폭시킵니다. 늘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으며 당신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사용하고, 당신이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보다 은근한 질투를 내비치죠.
이런 관계에 오래 노출되면, 우리는 서서히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저 사람이 나를 이렇게 대하는 것은 결국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보이지 않는 착취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드라마처럼 그 사람 앞에 찾아가 절교를 선언해야 할까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소란 피우지 않고 아주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입니다.
만남 제안에 항상 즉답을 주던 습관을 버리고, 조금씩 답장하는 시간을 늘려보세요. 늘 먼저 연락하던 쪽이 당신이었다면, 이제는 그 연락을 멈춰보는 겁니다. 당신의 에너지를 온전히 쏟아부어야만 유지되는 관계였다면, 당신이 에너지를 거두는 순간 그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관계는 화분에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화분은 당신에게 아름다운 꽃과 그늘을 선물하지만, 어떤 화분은 아무리 물을 줘도 당신의 에너지만 쏙쏙 빨아먹고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기에도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턱없이 부족하니까요.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관계가 있다면, 오늘부터 아주 조금씩, 물을 주는 횟수를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